600억弗 통화스와프 덕에 환율 잡았지만 단기금융시장서 원화 '찬밥'환율급등, 마이너스성장 겹치면 국민소득 3만불시대 3년만에 마감될수도달러 조달시장 불안정 지속될듯 "실물경제 회복 위한 광범위 정책 필요"
  • ▲ 지난 3월19일 서울 영등포구 KRX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이날 코스피는 15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285.7원까지 치솟았다.ⓒ뉴데일리 DB
    ▲ 지난 3월19일 서울 영등포구 KRX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이날 코스피는 15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285.7원까지 치솟았다.ⓒ뉴데일리 DB
    코로나19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환시장에서 유독 원화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과 체결한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이후 원달러 환율 강세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단기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원화는 여전히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2.0%에 불과한 저성장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타격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2017년 처음 진입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가 마감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코로나19로 인한 외환스왑 시장에서의 달러조달비용의 추이와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유로,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영국 파운드화와 비교할때 한국의 원화에 대한 달러 베이시스 마이너스값이 크게 벌어지고 있다.

    '달러 베이시스값'은 단기 금융시장에서 달러 이율과 외환스왑 시장에서 상정된 이율 차이를 뜻하는 것으로 국가가 체결한 통화스와프시장 외에 금융시장에서 신용으로 거래되는 환율 추이를 나타내는 기준이다. 신용위험이 낮은 평상시 베이시스값은 0에 가깝지만 코로나19처럼 금융불안이 커지면 이 값도 같이 벌어진다. 원화의 베이시스 마이너스값이 떨어졌다는 것은 통화스와프 효과를 배제한 실질적인 통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달러 대비 원화 베이시스값은 지난 3월 한미 통화스와프 이후 최대 -300포인트(p)까지 벌어지며 실물시장과 스와프시장간 괴리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유로화나 엔화 파운드화 등은 -100p 안팎까지 떨어졌다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도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달러조달 압박이후 10년전보다 더욱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단기 금융시장에 CP(Commercial Paper)를 판매하던 기업체들과 은행간 신용거래 축소로 여러 형태의 대출이 감소하고 전통적으로 달러를 공급해 왔던 주요 펀드들도 현금 상환을 요구받으며 달러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최근 달러 대비 외환스왑
베이시스 추이ⓒ국회입법조사처
    ▲ 최근 달러 대비 외환스왑 베이시스 추이ⓒ국회입법조사처
    원화 약세는 가뜩이나 뚝 떨어진 국민소득 3만불 시대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2115달러로 3만3563달러였던 2018년보다 1448달러(4.3%) 감소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첫 소득감소로 명목 GDP 성장률이 1% 남짓에 그친데다 원달러 환율도 6%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만약 올해 IMF와 OECD가 예측한 -1.2% 역성장에 지난해와 같이 5%대 환율변동이 일어나게 되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대로 떨어지게 된다. 9월말 종료되는 한미 통화스와프 재연장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한국은행은 현재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잔액이 400억달러 이상 남아있는데다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250원 이상 꾸준히 유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말 1156원 수준에서 지난 3월19일 1285.7원까지 치솟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서연 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조사관은 "달러조달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예측되던 과거와 달리 코로나19 이후 실물경제가 둔화되고 이에따른 위기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됐다는 특수성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달러 조달을 원활히 하는 단기적 유동성 강화 대책뿐아니라 실물경제의 회복을 지원하도록 경제주체의 지속적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광범위한 정책을 마련한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